497년 전 종교개혁이 개신교에 남긴 유산은 무엇일까. 도시공동체연구소와 ‘성공회 새로운 교회 네트워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길 동숭교회에서 개최한 ‘종교개혁 기념 선교적 교회 세미나’는 이 문제의 답을 찾는 자리였다.
발제자로 나선 김한승(성공회푸드뱅크 대표) 신부는 개신교가 종교개혁으로 ‘성경’ ‘믿음’ ‘은총’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김 신부는 “종교개혁가들이 내건 표어인 ‘오직 성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총’이 개신교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특히 성서 연구와 해석, 공유가 확대되는 등 성서중심주의가 강화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교회성이 강화되고 성소(聖召)와 직제가 다양해졌을 뿐 아니라 개별 성직자와 평신도의 역할도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그러나 종교개혁으로 개신교가 잃은 것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교회주의가 지나치게 심해지면서 교파가 분열되고 사이비와 이단 출현이 쉬워졌다”며 “일부 근본·권위주의적 성서 해석으로 피해와 부작용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교회의 구심력 역할을 할 곳이 약해지며 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며 “종교개혁 이전의 전통을 폐기하면서 성만찬 예식이 부실해진 것도 부정적인 면”이라고 지적했다.
강보영(영국 브리스톨대 신약학) 박사는 “교육수준이 낮은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 명료한 ‘이신칭의’(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로움을 얻는 것)의 신학을 구축한 것이 종교개혁의 유산”이라고 말했다. 강 박사는 “종교개혁이 ‘인간이 타락했다’는 패러다임으로 하나님의 주권을 보호하고 선교를 하나님의 사역으로 이해하게 만든 것도 긍정적인 면”이라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반면 종교개혁은 ‘인간의 타락’에 초점을 맞추면서 비관적 인간관을 조장했다”며 “이 때문에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대한 성찰이나 고민 없이 구원에만 매달리는 복음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발제자와 20명의 세미나 참석자들은 종교개혁으로 생긴 문제점을 극복하는 실천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신부는 “개교회주의가 심해지면서 교파 분열과 교회 대형화 등의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욕망과 탐욕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통해 그리스도의 삶을 돌아보며 교회의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일현(국수교회) 목사는 “하나님의 온전하심을 찾는다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829276&code=231111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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