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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국민일보][저자와의 만남-성석환 교수] “한국교회, 공공신학으로 시민사회에 다가서야”2025-03-25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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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성석환 교수] “한국교회, 공공신학으로 시민사회에 다가서야” 기사의 사진
성석환 장로회신학대 교수가 지난 23일 그가 소장으로 있는 도시공동체연구소에서 새 책 ‘공공신학과 한국사회’의 집필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저자와의 만남-성석환 교수] “한국교회, 공공신학으로 시민사회에 다가서야” 기사의 사진

‘공공신학과 한국사회’ 성석환 장로회신학대 교수



오늘날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무한경쟁은 인간 소외와 삶의 의미 부재라는 잔혹한 현실로 사람들을 내몰고 있다. 이런 현실이 근대를 거치며 사적 영역으로 추방됐던 종교를, 다시 공적 영역으로 불러들이는 촉매제로 작동한다. 한국에서도 교회가 공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석환 장로회신학대 교수가 쓴 ‘공공신학과 한국사회’(새물결플러스)는 이러한 현실 앞에 공공신학을 연구해온 저자가 내놓은 중요한 제안이다. 그는 책에서 한국적 공공신학의 필요성에서 출발해 지역 공동체, 윤리적 소비, 청소년과 청년 문제 등 구체적인 이슈와 공공신학이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지난 23일 인터뷰를 위해 서울 광진구 장신대 앞에 있는 도시공동체연구소를 찾았다. 성 교수가 교회의 공적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실천을 위해 2010년 설립해 이끌어온 곳이다.

그는 먼저 “공공신학이란 단순히 교회의 공적 역할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서 시민사회 의제를 놓고 공공의 방식으로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신학적 방법론까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방법론에 대한 강조는 한국교회가 공적인 의제에 접근해오던 기존 방법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는 “공공신학은 사용하는 언어와 문법, 수사법이 모두 달라야 한다”며 “한국교회 내부에 복음주의 개혁운동세력이나 에큐메니컬 진영이 가진 교회 중심적인 신학적 방법론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후기 세속 사회에 새롭게 요구되는 종교의 역할에 대해 세계 신학계의 흐름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기독교적 문화와 가치가 정치 사회 구조에 깊숙이 반영돼있는 서구에서는 오염되고 변질되기 이전의 고대 기독교로부터 답을 찾는 신정통주의 흐름이 강하다. 반면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서양의 제국주의를 통해 기독교를 만난 사회에서는 이후 제국주의에 저항하거나 전쟁을 겪거나 독재와 싸우면서 시민사회와 공공성, 정의의 개념이 형성된 경우가 많다. 성 교수는 “한국사회 역시 후자에 가깝다”며 “조금 더 민감하게 한국사회 문법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한국교회가 시민사회로 파송 받았다는 생각으로 시민사회에서 공공의 문법에 따라 함께 사회 논쟁거리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제적으로 필요한 것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신학적 가치를 공공의 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내는 능력이다. 복음의 가치를 세상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해내기도 쉽지 않지만, 동시에 기독교 내부에서 사회적 이슈를 신앙과 기독교의 문제로 수용하는 것 역시 어렵다. 성 교수는 “맘몬과 싸우자고 하면 ‘아멘’하지만 신자유주의와 싸우자고 하면 ‘당신 좌파냐’라고 한다”며 “정치권이 만들어놓은 진보냐, 보수냐 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조건은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는 태도다. 그는 “합리적 이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공론장에 참여하려면 내 주장의 오류 가능성과 내 입장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진리와 비진리의 싸움으로 보고, 입장을 바꾸면 신앙이 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사회의 문법도 모른 채 ‘교회가 뭘 해주면 돼’와 같은 태도를 보여서는 기독교의 진보건 보수건 계속 고립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교회는 과거의 구태를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어떻게 ‘공동선(the Common Good)’을 구현해나갈 것인가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이를 위해 먼저 “우리 사회의 변화와 한국교회는 얼마나 떨어져 있나,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 왜 기독교의 대표 얼굴을 태극기 부대로 생각하는지, 기독교를 왜 그렇게 이상하게 쳐다보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공신학은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시민사회에 어떻게 성육신할 것인가라는 선교적 질문으로 연결된다. 이를 위해 성 교수는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열린 태도로 시민사회와 만나는 계기를 만들고 그 접촉면을 확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독교 신앙의 언어를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언어로 바꿔내 신앙과 사회 이슈의 연결고리를 제시함으로써,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곧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위해 이렇게 생각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임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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